물류유통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해상·항공·철도 물류의 변화

roh111 2025. 4. 15. 12:20

1. 탄소 배출과 물류 산업: 이제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

물류 산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24%는 운송 부문에서 발생하며, 이 중 해상 운송이 11%, 항공이 2.5%, 철도가 1% 내외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수치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앞으로의 물류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를 분명하게 말해준다. 특히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미국의 클린에너지 정책, 국제해사기구(IMO)의 EEXI, CII 규제 등 각종 국제 규제가 강화되면서 탄소 저감이 단순한 CSR을 넘어 국제 거래의 필수 요건이 되었다. 즉, 친환경 물류 인프라 전환은 이제 선택이 아닌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2. 해상 물류의 저탄소 전환 전략: 연료 전환과 운항 최적화

해상 물류는 전 세계 무역 물동량의 약 80%를 담당하는 핵심 운송 수단이다. 하지만 선박 한 대가 하루 동안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수십 톤에 달한다. 이에 따라 국제해사기구(IMO)는 **2023년부터 에너지효율지수(EEXI)와 탄소집약도지수(CII)**를 의무화했다. 이를 계기로 많은 선사들이 액화천연가스(LNG), 암모니아, 메탄올저탄소 연료를 사용하는 신조선 도입에 나섰다. 또한 풍력 보조 추진 시스템, 전기 추진 하이브리드 선박, 디지털 트윈 기반 항로 최적화 시스템도 확대 적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머스크(Maersk)**는 메탄올 추진 선박을 2040년까지 전면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HMM(현대상선)**은 LNG 연료추진선 12척을 건조해 글로벌 친환경 선단 경쟁에 뛰어들었다. 또한 AI를 활용한 항로 최적화와 선박 속도 조절(에코 스피드 운항)은 연료 사용을 10~15% 이상 줄이고 있다. 이는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탄소세 및 국제 규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이다.

3. 항공 물류의 탈탄소화: 지속가능 항공 연료(SAF)의 부상

항공은 전체 물류 비중은 작지만, 단위당 탄소 배출량이 가장 높은 운송 수단이다. 특히 이커머스의 급성장과 함께 항공 화물 수요가 급증하면서 항공 물류의 탄소 발자국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항공사들은 **SAF(Sustainable Aviation Fuel)**의 상용화를 가속화하고 있으며, 이는 폐식용유, 바이오매스, 합성 연료 등을 원료로 제조된다.

루프트한자, KLM, 대한항공 등은 SAF를 이용한 상업 항공 운항에 성공했으며, 2030년까지 자사 항공유의 10~30%를 SAF로 대체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특히 DHL은 **전기 화물기(Eviation Alice)**의 도입을 발표하며, 단거리 전기 항공 물류 시대의 서막을 열고 있다. 한편, 경량화된 탄소복합소재 화물기최적화된 적재 시스템도 탄소 배출을 줄이는 주요 기술로 주목받는다.

아래 도표는 해상, 항공, 철도 물류의 주요 탄소 저감 기술과 기업 적용 사례를 정리한 것이다.

✅ [도표] 운송 수단별 탄소 감축 기술 및 글로벌 기업 적용 사례

운송 수단 주요 저감 기술 대표 기업 사례

해상 LNG·메탄올 연료, 에코 스피드, 풍력 보조 Maersk, HMM, NYK Line
항공 SAF, 전기항공기, 화물기 경량화 DHL, KLM, 루프트한자, 대한항공
철도 전기·수소 동력 열차, 회생제동 시스템, 전기화 DB Cargo, SNCF, 코레일, JR Freight

4. 철도 물류의 친환경 전환: 전기화와 스마트 운영

철도 물류는 다른 운송수단에 비해 탄소 배출이 현저히 낮다. 특히 톤-킬로그램당 CO₂ 배출량이 항공의 1/20 수준으로, 친환경 물류 시스템의 핵심 축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 디젤 기관차 대신 전기식 혹은 수소연료전지 기반의 열차가 도입되며 이산화탄소 배출을 사실상 제로로 줄이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독일의 DB Cargo는 유럽 전역에서 화물철도의 전기화를 진행 중이며, 프랑스의 SNCF는 ‘Eco-Rail’ 프로그램을 통해 에너지 회수 제동 시스템을 전 노선에 도입 중이다.

한국 역시 코레일이 수소 기반 화물열차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인천항~수도권 철도 운송 시스템 확대를 통해 도로 화물 운송 의존도를 줄이고 있다. 더불어 AI 기반 스케줄 최적화 시스템열차 충돌 방지 기술, 원격 모니터링 시스템 등이 결합되며 스마트 철도 물류 인프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한 ‘친환경’의 범주를 넘어, 안정성과 정시성까지 확보할 수 있는 고효율 물류 체계로 평가받는다.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해상·항공·철도 물류의 변화

5. 미래를 위한 결론: 통합 친환경 물류 플랫폼 구축의 필요성

각 운송수단이 독립적으로 탄소 감축을 시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상-항공-철도를 통합한 친환경 물류 생태계 구축이 궁극적인 해답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장거리 해상 운송 이후 단거리 수송을 철도로 대체하거나, 공항-항만-ICD(내륙 컨테이너 기지)를 연계하는 멀티모달 그린 물류 체계를 통해 전체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또한 블록체인 기반 탄소 모니터링 시스템, AI 기반 경로 예측 시스템, 공급망 전반의 탄소배출 인증 연동 시스템 등은 향후 물류기업의 ESG 평가에서도 핵심 지표가 될 것이다.

이제 물류 산업은 단순한 ‘운송’에서 ‘지속가능한 가치 창출 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향후 국가와 기업이 공동으로 친환경 인프라 구축, 기술 표준화, 지원 정책 마련을 병행한다면, 탄소중립 목표 달성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탄소를 줄이는 물류가 곧 미래 물류의 표준이 될 날은 머지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