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유통

BRICS 국가 간 물류 연계 현황: 신흥 경제권의 연결고리

roh111 2025. 4. 16. 20:09

1. BRICS의 부상과 물류 협력의 중요성

BRICS는 브라질(Brazil), 러시아(Russia), 인도(India), 중국(China), 남아프리카공화국(South Africa)의 약자로 구성된 신흥 경제권 연합체로, 전 세계 인구의 약 42%, GDP의 26%를 차지하는 거대한 블록이다. 이들 국가는 풍부한 자원과 급성장하는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점점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미국·EU 중심의 서방 경제 질서에 대한 대안으로서의 협력이 강화되며, BRICS 내부 간 물류 인프라 연계 및 무역 운송 체계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됨에 따라, BRICS 국가들은 서방의 제재와 물류 차단에 대비한 대체 루트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러시아는 유럽 물류 차단을 극복하기 위해 중국과의 철도 연결을 강화하고 있으며, 인도는 남아프리카 및 브라질과의 해상 루트를 확대 중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한 물류 효율성 향상을 넘어서, 정치적 자립성과 경제적 주권 확보라는 큰 그림 아래에서 추진되고 있다.

2. BRICS 간 주요 물류 연결 루트 현황

BRICS 국가들은 지리적으로 광범위하게 분산되어 있으나, **해상과 철도, 항공 및 복합 운송(Multimodal Transport)**을 통해 연결되고 있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 인도는 아시아 내 육상 운송을 중심으로 강력한 연결고리를 형성하고 있으며, 브라질과 남아공대서양·인도양을 활용한 해상 물류가 중심이다. 아래 표는 현재 주요 루트를 정리한 것이다.

📊 BRICS 국가 간 주요 물류 연계 루트

연결 국가 주요 루트 및 경로 수송 수단 특징 및 현황

중국–러시아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중국-러시아 국경 육로 철도, 도로 대유럽 진출 대체 루트, 에너지 자원 운송 중심
인도–러시아 국제 북남 운송 회랑(INSTC), 이란 경유 복합 운송 해상+철도 연계 루트, 물류비 절감 기대
브라질–남아공 대서양 항로 및 남극 순환 항로 해상 운송 남반구 간 무역 확대 기반, 원자재 중심 운송
인도–남아공 인도양 해상 루트, 더반항–뭄바이 직항 해상 운송 신항만 연계 강화 중, 공산품·농산물 교역 증가
중국–브라질 태평양-파나마 운하-대서양 루트 해상 운송 장거리 운송이지만 교역량 증가로 물류망 확장 중

이러한 루트들은 단순한 운송 수단이 아니라, 전략적 자원 이동 및 정치·외교 협력의 실질적 기반으로 작동하고 있다. 특히 INSTC(International North–South Transport Corridor)는 기존 유럽 중심 해상 루트를 우회하는 전략 대안 루트로 주목받고 있다.

3. BRICS 간 물류 협력의 성과와 도전 과제

BRICS 국가 간 물류 협력은 일정 수준의 성과를 거두고 있으나, 아직 해결해야 할 도전도 많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는 인프라 불균형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비교적 잘 구축된 철도 및 항만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지만, 브라질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내륙 교통망이 미비하거나 유지보수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전체 운송 효율성에 차이가 발생하며, 물류비 편차가 커지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정치적 리스크와 규제 장벽도 문제다. 예를 들어,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로 인해 항공 및 금융 결제망에서 고립되는 상황이며, 인도는 중국과의 국경분쟁으로 인해 일부 협력이 지연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따라 BRICS는 경제적 이해관계를 넘어선 정치·외교적 협력 체계의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RICS는 자체 금융기구인 **신개발은행(NDB, New Development Bank)**을 통해 인프라 개발 자금을 조달하며, 장기적 물류 연계성 확보를 위한 토대를 차근차근 쌓아가고 있다.

4. 디지털 물류 시스템과 공급망 자동화의 부상

BRICS 국가들은 이제 단순한 물리적 연결을 넘어서, 디지털 물류 연계AI 기반 물류 자동화 기술을 도입하며 차세대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스마트 항만인 상하이 양산항을 중심으로 자율주행 크레인, 로봇 물류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고, 인도는 **전자통관 시스템(e-Customs)**과 블록체인 기반 수출입 추적 시스템을 국가 단위에서 확대 중이다.

러시아는 자국 내 철도 운송에 디지털 트윈 기반 물류 시뮬레이션을 도입하여 리스크 대응력을 높이고 있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은 항만 디지털화 프로젝트를 통해 물류 체증 해소에 주력하고 있다. 브라질도 아마존 지역 물류 자동화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광범위한 내륙 연결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기반 연결은 BRICS 간 물류 협력을 더욱 실시간화하고, 비용 효율성을 높이며, 예측 가능성을 강화해주는 핵심 수단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BRICS 국가 간 물류 연계

5. 향후 전망: 글로벌 물류 재편 속 BRICS의 기회

앞으로의 세계 물류는 단순한 효율성 중심에서 벗어나, **복원력(Resilience)**과 정치적 자립성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BRICS는 미국-유럽 중심 공급망에서 벗어난 ‘제3의 선택지’로서 더욱 주목받을 것이다. 특히 INSTC와 같은 비서구 대체 루트, 디지털 연계망, 다자간 물류 협약 체계는 글로벌 기업과 정부 양측에서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이러한 기회를 현실화하려면, BRICS는 다음과 같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 통일된 물류 규범 및 통관 절차
  • 지속 가능한 인프라 투자 확대
  • 각국 간 정치·경제 협력 체계의 정비
  • 민간 기업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인센티브 구조 설계

결국, BRICS의 물류 협력은 단기적 이익을 넘어서 지속 가능하고 공정한 글로벌 물류 질서를 위한 대안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모델이 성공한다면, 신흥국 중심의 새로운 공급망 패러다임이 시작될 것이다.